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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스토리/히말라야 트레킹

히말라야 등반 이야기

 

 

 

오늘은 한 독일 산악인의 등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와 친하기도 하고 한국에 와서 등반을 같이하기도 했던 젊은 친구입니다. 

요스트 코부쉬라는 친구의 낭파이 고숨 등반과 등정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낭파이고숨Ⅰ(7351m)과 낭파이 고숨Ⅱ(7296m)는 히말라야 8000m급 고봉중 하나인 8201m의 초오유의 왼쪽으로 나란히 위치한 위성봉입니다.

그 중 낭파이 고숨은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오른 여성 셰르파인 파상 라무를 기리기 위해 그녀의 이름을 붙여 공식적인네팔이름은파상 라무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초오유는 대부분의 8000m이상의 고봉들이 그랬듯이 히말라야 고봉의 초등시기인, 정확히는 1954년에 오스트리아 원정대에 의해서 초등이 이루어 졌습니다.

7000미터급의 봉우리들이 등반 대상지로 관심을 받게 되자 낭파이고숨, Ⅱ 역시 초등을 노리는 등반이 시도 되었습니다. 

Jost Kobusch는   2017년 10  3  10.25am 낭파이 고숨Ⅱ(7296m)를 솔로등반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다음은 Jost의 등반기록 입니다. 그의 등반 기록과 이메일을 토대로 제가 다시 써본 것입니다. 

 

 

남체바자르! 수많은 산악인이 거쳐갔을 이곳은 쿰부 히말라야의 관문이자 가장 번화한 마을이다.

1950년대 초부터 에베레스트 초등을 목표로 떠난 모든 원정대는 이 마을에서 식량을 구입하고 포터를 모집하고 셰르파를 구한 후에야 출발 할 수 있었다.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에드먼드 힐러리경 텐징노르게이도 이곳 골목 어딘가의 롯지에서 잠을차고 찌아를 마셨을 것이다.

요스트는 그의 동료 라파엘과 네팔인 쿡과 함께 길을 나섰다.

다른 원정대 처럼 남체를 출발했지만 그들은 에베레스트가 있는 오른쪽길이 아닌 왼쪽길을 돌아서 넘어간다.

그들이 가는 곳은 대부분의 등반대가 가는 에베레스트쪽 길이 아닌 낭파라를 향하고 있다.

 

 

 

단 세명으로 구성된 팀.

그들은 분명 이번시즌 이곳을 거치는 모든 팀들중 가장 소규모의 팀이 분명하다. 그들이 향하는 봉우리는 이름마저 생소한 낭파이 고숨Ⅱ”이다.

낭파이 고숨는 현재까지 등반 되지 않은 봉우리 중 세계에서 네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알려져 프랑스의 산악 가이드 팀이 초등을 노리고 시도 했으나

강한 얼음과 빈번한 낙석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 즉 누구의 발자국도 허락하지 않은 정상을 간직한 미등봉이다.

 

 

 

 

Jost 2017 8 12일 독일을 떠나 네팔로 향했다.

많은 등반대들이 모이기 전에 남체를 거쳐 충분한 고소적응을 하고 등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등반대들 보다 일찍 출발해 천천히 베이스 캠프에 도착하고 절대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획을 세우는 것, 그것이 그의 등반 스타일이다.

24살의 젊은 등반가라고 보기 힘든 침착함과 여유가 있다.

9월 초까지는 남체바자르가 있는 쿰부 인근에서 하이킹을 하며 고도 적응을 한 후 basecamp에 도착하여 남벽 직등루트를 통해 솔로로 등반해 정상에 서는 것이 그의 목표다.

 

9 5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요스트의 팀은 몇 개의 소형 텐트를 세우고 등반준비를 임한다. 그야말로 소박한 원정대의 베이스 캠프다.

솔로 등반은 셰르파나 동료의 도움없이 베이스 캠프 이상에서 모든 장비를 홀로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더욱 힘든 등반스타일이다. 캠프를 구축해줄 셰르파나 로프를 설치해줄 셰르파도 없다

Jost 역시 몇 주 동안에 걸쳐 500미터의 로프를 포함한 장비들을 운반했다. 그러나 그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그는 등반하는 내내 혼자 등반하는 도중 부득이하게 내려와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떤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솔로 등반에서 기상이 악화되는 경우 빠른 하강을 해야만 부상이나 사고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Jost는 준비한 로프로 가능한한 높은 위치까지 로프를 설치 하기로 했다

이과정은 엄청난 체력소모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만약의 상황에서 분명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Jost 9 25일 애초에 계획한 남벽루트를 통해 정상 등정을 위한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햇다. 일차적인 목표는 이전에 등반한 프랑스 팀이 도달한 최고 높이인 약 6600m에 캠프 2를 세우는 것이다.

 

 

 

이 루트는 여러가지로 위험하다.

 

남벽에 위치해 있어 해가 뜨면 얼음이 녹아 등반이 어렵고 눈이 녹아 드러난 화강암 조각들이 폭격하다시피 떨어지는 낙석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거이 직벽에 가까운 벽에서 떨어지는 낙빙과 낙석은 아무리 작은 파편도 그 위치에너지로 인한 파괴력은 엄청난 것이다. 떨어지는 낙빙이나 낙석은 그 소리만으로도 공포심을 자아낸다.

단 하나의 낙석에만 맞아도 등반이 실패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적은 양의 눈이 내려도 급격한 경사도로 인해 눈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스노우 샤워는 시야를 가린다

거기다 수시로 일이나는 눈사태는 등반을 더욱 등반의 의지를 갉아먹고 공포심을 더욱 격발한다. 등반하는 동안 그는 약6300 미터의 고도에서 80 도의 긴 얼음 벽을 홀로 등반해냈지만 결국 막다른 벽에 직면한다

 

유일한 방법은 이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는 것이었지만 얼음이 매우 얇아 아이스바일과 크램폰을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약했고 더욱이 얇은 얼음은 바위에 떠있는 최악의 등반 컨디션이다. 몇 시간동안 바일을 사용해 최소한의 충격을 가하면서 이 구간을 통과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주변의 얼음들은 너무 얇고 약해 건드리기만 해도 얼음전체가 깨져 나간다

몇 시간 동안 루트파인딩에도 등반이 쉽지 않자 Jost는 결국 전체적인 상황파악을 위해 두 개의 아이스바일과 아이스 스크류를 이용해 확보지점을 설치 했다. 강열하게 내리쬐는 남벽의 태양으로 스크류와 아이스바일을 지탱하는 얼음은 점점 녹아들어가고 있다.

 

확보지점이 불안하다고 판단한 그는 다시 바일 하나를 이용해 피톤에 망치질하기 시작했다. 피톤이 중간정도 박힌 상태, 클라이머라면 절대로 듣고 싶지 않은 파열음이 들리면서 얼음에 간신히 박혀 있던 아이스 바일이 얼음조각들과 함께 공중으로 튕겨지고 체중이 실리자 불안했던 아이스 스크류 마저 빠져버렸다. 결국 그는 절반밖에 들어가지 않은 피톤 스크류 하나에 몸 전체를 지탱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간신히 절반이 들어간 피톤은 풍치에 걸린 치아처럼 견고하지 못하고 흔들거린다. 

모든 클라이머들이 그렇듯 많은 생각들이 그의 머리를 스친다.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임박했다

이 구간만 넘어 선다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분명 좀 더 견고한 등반 컨디션일 것이다. 그러나 이 구간을 넘어설 방법이 없다. 고민 끝에 얼음이 녹아 확보지점이 붕괴되기 직전에서야 Jost는 하강을 결정했다 .

그는"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산의 하나라는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를때도 이렇게 위험하지는 않았어라고 당시를 기억한다.

한밤중이 되어서야 6100m의 캠프 1에 도착한 Jost는 하강중에도 수 차례 낙빙과 낙석에 노출되었다. 설치한 아이스 스르류는 계속 녹아 내리는 얼음으로 불안했고 로프는 낙석에 찢겨져 나가는 상황에서도 다행히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은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힘들게 설치한 500여 미터의 로프는 Jost의 안전을 위한 최후의 생명줄이었다.

 

basecamp로 돌아가자 현지 쿡과 동료는 등정이 아닌 무사한 귀환을 축하한다

며칠간 자신이 올랐던 그리고 마지못해 하강을 결심했던 지점을 바라보며 Jost를 보며

 두명의 동료는 그가 등반을 포기햇다고 생각했던지 떠날 준비를 하는듯 했다.

그러나 요스트는 Jost는 가능한 모든 것을 해볼 때까지는 등반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의 등반으로 이미 고도에 대한 적응이 되었다고 판단한 그는 처음부터 차선의 루트로 염두해 두었던 우회 루트를 통해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 즉, 가볍고 빠른 등반 방식으로 다시 한 번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루트는 처음 시도한 루트보다 훨씬 서쪽에 위치하며 낙빙이나 낙석의 위험으로부터 조금 더 안전한 루트이다

9 30, Jost는 거이 모든 장비를 Basecamp에 남겨두고 최대한 가벼운 몸으로 베이스 캠프를 떠났다

최악의 상황에 헬리콥터로 구조되는 경우를 위해 하네스와 최소한의 빙벽장비만을 챙긴 Jost는 눈사태가 가장 적은 밤을 이용해 등반을 시작했다

5600m basecamp를 출발한 그는 6400m에서 비박을 한 후 그 다음날 6840m에 도착했다. 모든것은 순조로웠다

여기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 그는 눈사태와 낙석을 피하기 위해 밤 10시에 출발해 밤을 이용해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도착했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허리까지 빠지는 파우더 형태의 눈으로 이루어져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했다

누구도 밟지 않은 만년설은 좀처름 그의 발을 놓아주지 않고 붙잡는다. 기술적인 요소는 전혀 없는 이 구간은 그의 모든 체력을 소진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10 3일 오전 10 25분 그는 순간 풍속이 최대 시속 60km에 이르는 강풍을 뚫고 누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정상에 도착했다 강한 바람을 빼면 날씨는 쾌청했다

 

그렇게 그는 지금까지 했던 어떤 등반보다 힘든 등반을 끝냈다 그리고 그 등반 만큼이나 힘든 하산을 시작했다.

 

 

모든 체력을 거이 소진했을 때쯤,
베이스 캠프에 다다른 그를 기다리는 것은

싱글텐트에서 그를 홀로 기다리는 그의 동료이자 사진 작가 라파엘 샤르트 (Raphael Schardt)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