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내서 글쓰는게 점점 더 힘들어 집니다. 얼마전 늦은 나이에 아이가 생겨 더욱 시간을 내는게 힘들어 지네요.
지난번 산린이를 위한 등산장비 선택 가이드 1편과 등산화 가이드 1편을 읽으신 분들이 2편에 대한 요청을 해 오셔서 오늘은 이어서 2편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링크를 참고 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imalayan-story.tistory.com/53
등산화 가이드 1편에서 등산화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등산화는 당연히 등산할 때 신는 신발이죠. 일반적으로 등산화로 통칭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유형이 다양합니다.. 2편에서는 특정 신발에 대한 내용에 앞서 등산과 등반.. 그리고 각가의 등산과 등반의 유형에 따른 장비로써의 등산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등산에 등반도 포함시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등산은 걷기라는 공통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등산화라는 카테고리는 세부적으로 등산의 형태, 기간, 산의 형태과 지형등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누어 질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장비가 필요한 등반의 경우에는 암벽등반, 빙벽등반등 분야별로 전문적인 장비가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암벽의 난이도, 등반이 행해지는 고도, 눈과 바위의 비율, 빙질에 따라 등반에 필요한 신발은 선택됩니다.
아무리 비싼 빙벽화도 암벽등반에 사용할 수 없으면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즉, 암벽할때는 암벽화를 빙벽등반시에는 빙벽화를 신어야 합니다. 벽을 오른다는 속성은 같지만 빙벽과 암벽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오르기 때문입니다. 암벽화는 암벽과 암벽화의 접지력에 중점을 두며 빙벽화는 전체적인 하중의 지지력과 보온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우리나라의 산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트레킹 형태에 따른 등산화의 선택 기준을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등산의 기간과 거리에 따라 당일산행, 중장기 산행으로 나눌수 있겠습니다. 당일 산행이라 함은 당연히 하루이내에 끝나며 보통 개인적인 경험상 10킬로미터 이내에서 산행을 합니다. 중장기 산행이라 함은 하루 이상의 산행으로 2박 3일 , 3박 4일 이상 계속적으로 행해지는 등산을 말합니다.
지리산, 설악산등의 종주 산행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행은 당일 산행으로 약 5~6시간 이내에 끝나는 산행이 주를 이룹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산의 높이와 코스에 따라 산책수준에서 하드한 트레킹까지 가능합니다. 우선 우연한기회 또는 반강제적인 기회에 갑작스런 지리산 종주에 참여 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6시간 이내의 산행으로 등산을 시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런 경우 너무 무겁고 큰 등산화보다는 경량등산화를 선택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일반 도로에서는 당연히 운동화를 선호하지만 같은시간의 워킹이라도 산에서 이루어 진다면 등산화를 추천합니다. 1편에서 언급했듯, 등산화의 가장 큰 역할은 지면과 발바닥의 분리입니다. 즉 돌이나 나뭇가지등 불규칙한 지면에서 발바닥을 분리함으로써 발의 피로를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형은 비슷하나 등산 브랜드의 워킹화와 스포츠 브랜드의 러닝화는 아웃솔의 강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러닝화는 기본적으로 평탄한 평지에서 사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기 때문에 아웃솔이 부드럽습니다. 등산화는 반대로 더 단단한 아웃솔을 장착하게 됩니다. 아웃솔의 강도는 신발을 세운상태에서 신발 뒤쪽을 눌러보면 손에 전해지는 압력을 통해 강도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 두가지 형태의 신발을 비교해 보면 극명하게 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극히 예외적인 제품을 제외하면 경량 등산화는 위의 사진과 같이 발목부위의 높이가 일반 운동와 처럼 낮게 만들어져 발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 됩니다. 전체적인 다리의 운동역학보다는 무릅아래의 근육을 사용하기 편하도록 고려한 결과입니다. 5시간 이내의 일반적인 등산로에서는 초보자의 경우에도 큰 무리없이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경량등산화 선택시 바닥창의 형태와 소재가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바닥창의 소재와 형태는 등산을 하는 산의 주요 구성 성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걷기에 편안한 데크, 흙으로 이루어진 등산로는 워킹화나 러닝화로도 충분하지만 도봉산, 북한산과 같이 등산로가 주로 바위로 이우어지고 경사도가 급하다면 특히 하산시 미끄러져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오른쪽의 등산화와 같은 부틸함량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부틸함량이 높으면 바위에서의 접지력이 증가하여 북한산, 도봉산과 같은 바위산에서 산행시 좀 더 안전한 산행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부틸 함량이 높다고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접지력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마찰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고 마찰로 인한 마모도 빠르다는 것을 말합니다. 부틸 함량이 높을수록 접지력은 높지만 내구성이 약한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등산화 브랜드는 등산화의 용도에 따라 부틸함량을 조절하며 부틸함량은 마치 요리사의 레시피와 같이 세부적인 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워킹화는 일반적으로 발의 편안함을 추구하고 릿지화는 바닥의 접지력을 우선으로 합니다. 따라서 착화감에 있어 워킹화가 더 편하고 릿지화는 다소 불편함이 느껴질 만큼 발 전체를 압박합니다. 암벽등반시 사용하는 암벽화는 접지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발이 고통스러울 만큼 아프기도 합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흔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릿지화는 이런것을 감안하여 부틸의 함량을 높이되 발의 편안함까지 고려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 중간의 단계가 일반적인 경등산화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 산의 특성을 고려하여 부틸함량이 적게는 30~50, 많게는 50~70%를 사용하여 제작 됩니다. 부틸함량이 높을 수록 접지력은 우수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개인적으로는 되도록 부틸함략이 높은 신발을 추천합니다.
바닥창 형태 역시 지면의 주요 성분과 관계가 있으며 부틸 함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것은 자동차의 타이어 드레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오프로드용 자동차의 트레드와 경주용 자동차의 트레드가 정 반대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오프로드를 위한 타이어는 내마모성을 높이기 위해 부틸함량을 줄이고 트레드가 깊고 거칠게 제작되는 반면, 경주용 자동차는 노면접지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틸함량을 높이고 일자형태로 제작됩니다. F1 자동차 경주의 경우 타이어 교체를 위해 정비사들이 뛰어다니며 최소한의 시간에 타이어 교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등산을 시작하면서 산의 형태와 성분을 고려야여 몇 개의 등산화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며 바꿔 신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시작시에는 부틸함량 30~50사이의 경등산화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하며, 산행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추가로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야할 산과 코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여 가장 접합한 등산화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등산화중 경등산화를 중심으로 살펴 보았습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음에는 좀더 장기 산행을 위한 중등산화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