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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장비/등산의류

Gore-tex 자켓 꼭 필요한가?

잘 못 사용하면 계륵! 잘 사용하면 최고의 장비!

 

등산을 어느정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장롱속에 하나 쯤 가지고 있을 자켓이 고어텍스 자켓입니다. 이제 등산을 시작 한 사람이라면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아이템이죠

오늘은 고어텍스 자켓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고어텍스 자켓은 한 때 산에서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착용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 때는 만능의 자켓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자켓으로 최고가의 등산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정도 흘러 "뒷동산 가는데 히말라야 장비?"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며 "고어텍스 불용론"이 대두되기도 했습니다 .

저의 첫 고어텍스 자켓은 1995년 구입한 자켓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고어텍스라는 소재에 대해 일반인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죠.

산악회 형들을 통해 알게되어 구입한 자켓이 마모트 고어자켓이었습니다. 당시 마모트(marmot)는 최고의 등산장비였습니다.

지금부터의 내용은 오로지 제가 느낀 고어텍스의 장단점에 대한 내용이며 고어텍스에 대한 입장은 전문가와 사용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음을 미리 언급합니다.

"gore- tex"는 미국의 고어사에서 만드는 원단입니다. 그 원단으로 만든 고어텍스 자켓은 흔히 "기능성 자켓"의 최고봉으로 불리웁니다. 등산등 아웃도어에서 주로 사용되었으며 "우주복 소재"로 고어텍스사에서 초기에 많은 홍보활동을 했었습니다.

소위 기능성 원단이란 무엇일까요? 복합적 기능을 가진 원단, 즉 일반 적인 원단이 가지는 특성을 두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원단을 우리는 기능성 원단이라고 합니다. 즉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임은 재차 설명이 불필요 합니다.

예를 들어, 비를 가장 잘 막는 원단은 무엇일까요??? 저는 '비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비를 막기 위해서는 비닐을 사용한 우의를 만드는게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입니다. 비만 막아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그것은 당연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비닐이 가진 일반적인 특성인 방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매우 탁월하지만 구체적인 상황, 즉 운동으로 인해 땀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안쪽에 생기는 수증기 역시 방수 기능으로 인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닐우의를 입고 등산을 하면 여름에는 땀으로 흠뻑 젖게되고 겨울에는 눈이 오는 상황에서 안쪽에 결빙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이렇듯 '비닐'은 '방수'라는 기능은 우수하지만 '기능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고어 텍스 원단의 주요 기능은 다음 세가지 입니다.

1. 방수 : 외부로 부터 들어오는 물(비, 눈)을 차단합니다. 방풍은 당연합니다(비를 막아주므로), 비를 막아주는 제품은 대부분 방풍기능을 당연히 겸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방풍 원단은 방수 기능을 당연히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2. 발수 : 원단의 표면에서 물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 하는 것을 말합니다. 새 고어텍스 자켓에 비가 뭍으면 "또르르~~"굴러 떨어지는 것을 볼수 있는데 이것은 고어텍스 원단에 처리된 발수약품때문입니다. 세탁을 많이 하거나 사용을 오래하는 경우 발수 기능은 저하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한 때는 고어텍스 자켓은 빨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대학시절 땀에 쩔어 냄새가 풀풀나는 지저분한 자켓을 물걸레도 재충 닦고는 애지중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3. 투습 :고어텍스가 최고의 원단으로 자리매김한 핵심 기능으로 고어텍스 안쪽, 즉 몸의 수증기를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기능을 말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방수 기능만을 가진 비닐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이 기능입니다. 이 기능으로 외부의 비와 바람, 눈은 차단하면서 안쪽의 수증기를 밖으로 배출시킴으로써 가능한한 쾌적함을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고어텍스는 어떻게 이런 기능성을 가지게 될까요?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다 나오지만 간단히 다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눈으로 보면 그냥 얇은 막에 불과한 고어텍스 필름은 수 많은 작은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어텍스의 이 구멍들은 물 분자보다 크지만 수증기 상태의 물분자 보다는 크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분자 보다 2만매 작으며 수증기 상태의 물분자보다는 훨씬 커서(800배???)외부의 물은 막아주고 내부의 수증기는 배출해 주는 것입니다. 겨울철 고어텍스 자켓을 입고 등산을 하다 쉬는 사람의 등에서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것을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고어 텍스자켓은 꼭 필요한 필수 장비일 까요???

어떤 장비나 꼭 필요한 장비는 없습니다. 장비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체 가능성"이라고 전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체할 장비가 있는가. 고어텍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방수 기능입니다. 따라서 비닐 우의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어떤 장비나 한계 상황이 있듯이 비닐우의 또한 한계상황이 있습니다. 비닐 우의는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약해 찢어지기 쉽고 땀배출이 되지 않아 안에서 젖기 쉽다는 점은 이미 말씀을 드렸습니다 . 본인의 등산스타일이 집근처나 근교산행이고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만 한정되어 있고 당일 산행위주의 짧은 산행이라면 비닐 우의를 비상용으로 챙겨가면 충분합니다 . 날씨가 나빠지면 바로 하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중장거리 산행을 주로 하고 박산행, 즉 1박 2일, 2박 3일을 연이어 산행을 하며 날씨가 나쁜 시기에도 산행을 하는 스타일이라면 비닐 우의보다는 좀 더 내구성이 높은 기능성을 겸비한 장비가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분들은 고어텍스 자켓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기능성을 가진 아우터를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러한 분들도 고어텍스가 아닌 판초우의 정도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단 자켓 형태의 아우터는 비를 막아줌은 물론 걷거나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몸을 보호해 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등산보다는 등반에 적합한 형태의 아우터가 고어텍스로 만든 자켓입니다.

즉 고어텍스 자켓의 선택 여부는 본인의 산행 스타일에 좌우 됩니다.


고어텍스 자켓은 히말라야 갈때나 필요한 자켓일까요????

고어텍스 자켓은 히말라야 갈때나 입어야하는 장비일까요?? 물론 그럴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고어텍스가 과한 장비라고 비아냥 대는 사람들이 자주쓰는 표현이

"뒷동산 가면서 히말라야 등반 장비를 입는다"라는 인용구 입니다.

그렇지만 히말라야 등반시에는 고어텍스 의류를 거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히말라야 트레킹시에는 자주 내리는 비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히말라야 원정시에도 베이스 캠프까지 가는 트레킹 구간에서는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만, 정작 베이스 캠프 이상의 등반시에는 활용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 이유는 고어텍스는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능이 비를 막아주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등반이 이루어지는 히말라야 고산에서는 비가 오는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기온이 낮기 때문에 날씨가 나빠도 눈이 내릴뿐 비가 내리는 일은 거이 없습니다.

고어텍스의 기능성중 투습의 기능이 우수하다고 하지만 그 투습성에 대해 저평가 하는 사람들은

"비닐보다 나은 정도"라고 표현합니다. 투습성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 즉시 모든 수증기를 배출하지는 못하기 일부 수증기가 고어텍스에 달라붙어 결로현상이 생기게되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얼음으로 변해 오히려 체온을 떨어뜨리고 무게가 증가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도 있습니다. 영하20~40도까지 견디도록 만든 침낭에서 고어텍스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 또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운동량이 적은 상황에서도 인체는 기본적으로 수분을 배출하고 이 수증기는 저온에서 얼음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한의 추위에서 등반하는 경우에는 고어텍스 소재처럼 외부의 수분을 막아주는 기능보다는 바람을 막아주면서 내부의 수증기를 빨리 배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고어텍스는 히말라야 등반 보다는 눈보다는 비가 자주 내리는 기상조건과 잦은 기상변화에서 사용하기 좋은 장비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철과 여름(장마철), 가을에 사용하기 적합합니다.

 

다시말해 본격적인 히말라야 등반의류에 고어텍스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며 히말라야 등반때나 쓰는 장비라는 인식은 반드시 옳은것은 아닙니다.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

고어텍스는 그 기능성으로 활용도가 높은 제품입니다. 하지만 어떤 장비도 모든것을 해결해 주지 않듯 고어텍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어텍스가 필요한 상황과 환경에서 적합한 활용법에 따라 착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편하고 불필요한 장비가 됩니다.

고어텍스 의류가 비싸기 때문인지 만능이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만능이 아닌 좋은 장비에 불과합니다.

가장 잘 못된 사용법은 상시 착용입니다. 덥거나 춥거나 , 땀이 나거나 말거나 고어텍스 자켓을 처음부터 끝까지 입고 산행하는 것이 가장 잘못된 사용법입니다. 이는 한여름에 비싼 다운자켓을 계속 입고 산행하는 것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고어텍스는 기본적으로 아우터의 역할, 즉 외부의 악천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의류입니다. 특히 비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진눈깨비나 눈이 오는 상황에서, 그리고 강한 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함으로써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대부분의 고어텍스는 다운과 같은 충전재가 없이 홑겹으로 제작되므로 보온성은 약합니다. 다만, 외부의 바람과 비, 눈을 차단함으로써 몸의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그로인한 기본적인 보온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보온의류는 다운종류나 플리스류의 의류가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고어텍스 의류는 외부의 기온과 기상에 따른 상황별 사용법을 숙지 해야합니다.

 

이는 비단 고어텍스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동일하거나 비슷한 기능성을 가진 모든 방수 투습 의류에 적용되는 활용법입니다.

1.밴틸레이션(환기, ventilation ) 기능 최대한 활용하기

고어텍스는 비를 막아주는 기능이 강한 소재이므로 공기의 유입과 배출은 당연히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외부의 찬 공기를 막는 기능은 강하지만 내부의 수증기와 체열을 배출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어텍스 의류는 대부분 밴틸레이션 기능을 추가하게 됩니다. 집이나 사무실의 탁한 공기를 배출하기 위해 환기 시스템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고어텍스 의류의 주머니에 부착된 지퍼는 대부분 기본적인 밴틸레이션 기능을 하고 있으며, 겨드랑이와 같이 땀이 많이나고 체열이 높은 부위는 별도의 환기 지퍼를 부착합니다. 이러한 환기 지퍼를 체열에 따라 열고 닫음으로써 빠른 환기를 할 수 있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 할 수 있습니다 . 이 지퍼들은 산행시 휴식중 열고 닫음으로써 자켓을 벗거나 입지 않고도 일차적인 체온 조절이 가능하게 해줍니다.

2. 자주 입고 벗기

비가 오는 상황이라면 고어자켓을 계속 입고 산행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고어텍스나 다운자켓 같은 아우터들은 산행중 또는 휴식중 자주 입고 벗는 번거로운 과정을 당연히 수반하게 됩니다. 체온과 외부 온도는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등산시 착용한 의류들은 체온과 기온의 변화에따라 자주 입고 벗기를 반복해야합니다 . 이를 통해 땀이 나는 것을 최소화 하고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방지 해야합니다

다만, 산행시에는 의류의 탈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즉 "덥기전에 벗고, 춥기전에 입는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산행을 시작하기전 다소 싸늘한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 이미 땀이 난 상태에서 옷을 벗는 것보다 좋고, 이미 추위를 느낀상태에서 옷을 입는것 보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예상하고 체온이 떨어지기전에 미리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비싼 옷도 스스로 탈착되지 않습니다. 미리 상황을 예측하고 경험적으로 입고 벗기를 반복 해주는 것이 체온유지에 최선입니다.

3. 보온성 의류와 레이어링 하기

 

한 여름에 고어텍스 의류를 착용하는 일은 거이 없습니다. 장마철에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높은 고도에서는 여전히 서늘한 기온이 유지됩니다. 이런 경우 갑작스런 비가 내리는 경우에 고어텍스는 좋은 장비로써의 역할을 합니다. 고어텍스류의 의류는 따뜻한 날씨보다는 싸는한 날씨에서 비가오는 상황에 최적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11월 초는 고어텍스 자켓의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비와 바람을 모두 막아주는 기능성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고어텍스 자켓은 보온성을 극대화 한 의류는 아닙니다 .따라서 좀 더 체온을 보호해야하는 상황에서는 경량 다운자켓이나 플리스류의 의류를 입은 상태에서 외부의 비바람을 차단해기위해 고어텍스 의류를 입는 것이 최상의 착용법입니다. 가끔 고어텍스 자켓위에 경량 다운자켓을 착용하는 사례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레이어링의 기술적 측면에서 잘못된 착용 방법입니다.

4. 넉넉한 사이즈 선택이 유리하다.

누차 언급했지만 고어텍스 자켓은 외부의 악천후를 차단하는 아우터의 기능을 하는 의류입니다. 따라서 레이어링 시스템상 가장 외부에 입게되는 옷입니다. 따라서 플리스 자켓이나 경량 다운자켓을 입은 상태에서 겹쳐 입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활동성을 유지하고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딱 맞는 사이즈보다 약간 넉넉한 사이즈의 자켓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입니다.

지금까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고어텍스 자켓에 대한 생각과 활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활용법을 인식하고 언제나 상황에 따른 활용을 하는 지혜와 경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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